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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92
발행날자 2010-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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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 의 선 교
주님 안에서 희망을 찾는 젊은이들

- 제2회 한국청년대회와 한국교회의 내일 -

최홍준〈꼰솔라따〉편집위원, 방송작가

“청춘! 이는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다”

“청춘! 이는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다.”

고등학교 교과서에도 나온 우보민태원(牛步閔泰瑗, 1894~1935)의 힘있는 글 ‘청춘예찬’ 첫머리이다.

“청춘! 너의 두 손을 가슴에 대고, 물방아 같은 심장의 고동을 들어 보라. 청춘의 피는 끓는다. 끓는 피에 뛰노는 심장은 거선(巨船)의 기관(汽罐)과 같이 힘있다. 이것이다. 인류의 역사를 꾸며 내려온 동력(動力)은 바로 이것이다.”

언제 어느 곳에서나 청년들은 그 사회의 희망이다. 우리 한국 교회의 희망인 젊은이들이 지난 8월 한중턱, 이 땅 우리 국토의 중심부인 경기도, 즉 의정부교구 전역에서 열린 ‘제2회 한국청년대회’(Korea Youth Day)에 함께 했다. 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위원장 이기헌 주교) 주최, 의정부교구 주관으로 8월 12일부터 15일까지 개최된 이번 대회는 전국의 가톨릭 청년들이 한데 모여 삶과 경험을 나누며 그리스도인의 신원의식과 소명을 재확인하는 축제로서 3년 주기로 거행되고 있으며, 제1회 대회는 2007년 제주교구에서 열렸다.

“주님, 저희는 당신께 희망을 겁니다”(이사야 26,8)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한국청년대회는 12일 오후 임진각 평화누리에서 개막미사를 거행하는 것을 시작으로, 신자 가정 홈스테이, 교리교육, 지역탐방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또 14일 저녁에는 모든 참가자가 임진각 평화누리에 다시 모인 가운데 축제 한마당이 펼쳐졌고, 주한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가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축복 메시지를 낭독했다. 성모승천 대축일인 15일 오전 10시이기헌 주교 주례로 파견미사를 거행하는 것으로 모든 일정을 마무리했다.

의정부교구 교구장이기도 한 이기헌 주교는 인사말을 통해“가톨릭 청년들은 비신자 청년들이 겪는 진로, 자기계발, 취업, 결혼에 대한 가치관의 혼란뿐 아니라 신앙인의 정체성에 대한혼란도 감수해야 한다”면서,“ 한국청년대회를 통해 청년들이 세상의 어려움 가운데서도 신앙을 통해 희망을 찾고, 열정과 잠재력을 꽃피워 교회의 주역으로 자라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전국 16개 교구와 몽골, 교토 교구에서 2800여명의 가톨릭 신자 청년들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는 참가자들을 위해 1,027가구에서 홈스테이로 숙박을 해결했다.

오늘 우리 청년들의 고뇌와 가치관은

05.jpg 오늘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 땅 한국의 청년들은 급변하는 사회의 흐름 안에서 여러 가지 어려움과 도전에 직면해있는 것이 사실이다. 치열한 경쟁의 늪에서 청년다운 순수한 이상을 잃어버리고, 물질주의의 거센 풍랑 앞에서 자신이 지닌 인간의 존엄성을 위협받고 있는 것이 청년들의 현실이고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우리나라 가톨릭 청년들은 신앙을 가지지 않은 다른 청년들이 겪는 진로 결정이라든지, 자기개발, 취업, 결혼에 대한 가치관이라든지, 이밖에도 신앙인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혼란까지도 감수해야 한다. 그렇지만 청년들은 열정적이고 적극성을 발휘하며, 내면에 강력한 힘과 변화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기에 부정적인 현실 여건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희망을 가질 수가 있는 것이다. 교회는 이러한 청년들을 깊은 관심을 가지고

사목하고자 한다. 사목(司牧)이란 교회의 본질적 사명에서 나오는‘인간 구원의 봉사’라고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인 주교교령 제 35항은 설명하고 있다. ‘청년사목’은 청년들이 직면하고 있는 비구원적 상황을 구원적 상황으로 전환시키기 위해 행하는 모든 사목적 활동을 말한다.

청년사목을 위해서는 청년들이 지닌 잠재력을 발견해내고, 양성 과정을 통해 그러한 잠재력을 좀 더 풍성하게 열매 맺을 수가 있도록 노력하게 마련이다. 따라서 한국 천주교회는 청년들을 전인적(全人的) 성장에로 초대하고, 교회의 주체적인 구성원으로 양성하는 활동의 하나로 한국청년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이번 제2회 한국청년대회는 만남과 소통, 일치와 감사를 도모하기 위해서 개최했다. 경제위기로 인한 청년 실업이 크게 늘어나고 있고, 정신적 지도자가 거의 없다고 하는 오늘날 현실의 한계를 뛰어넘어 청년들이 새로운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해주는 방도는 없는 것일까? 더욱이나 오늘 우리나라의 분단 현실은 어떠한가? 평화통일이라는 염원을 안고 이념의 벽을 넘을 수 있도록 청년들에게 그런 희망을 안겨줄 수는 없는 것일까? 이번 대회의 개최지인 경기도의 지역적 특색을 살리면서 분단의 현장인 비무장지대(DMZ)에서 프로그램을 마련할 수는 없는 것일까?

그래서 이번 대회기간 중에 DMZ 걷기와 도라산 평화공원을 비롯해 도라산 태풍 전망대를 찾아 분단의 역사를 체험하고 평화통일을 위한 침묵의 기도를 바쳤던 것이다. 이 밖에도 소외된 다양한 계층의 삶을 만나보기 위해 이주 노동자와 다문화 가정의 현실을 체험하기도 했다.

한국 청년대회를 준비하는 이도 청년들이고, 참여하는 이들도 청년 신앙인들이었다. 그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복음적 가치로 세상의 문제를 식별, 판단할 수 있도록 자극을 주며 격려하자는 것이 이번 대회의 목적이었다.

또한 의정부교구 당국은 대회 주관자로서 준비 과정과 대회 일정에 교구 내 청년들이 능동적이고 주체성을 가지고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각 본당에서부터 청년 친화적인 공동체건설 기반을 닦으려고 노력했다.

“주님, 저희는 당신께 희망을 겁니다”(이사 26.8).

이번 대회 프로그램을 날짜별로 짚어보면, 8월 12일 첫째 날에는“그물을 저에게 주십시오”(요한 4,15)라는 말씀 안에서 청년 스스로 그들의 갈망이 무엇인지 함께 이야기를 나누도록 했다. 사마리아 여인이 주님과 나눈 대화를 통해 육신의 갈증이 아닌 영혼의 갈증을 발견했던 것과 같이 청년들 스스로 참된 갈망을 그리스도 안에서 발견하도록 배려했다.

둘째 날에는“너는 나를 사랑하느냐?”(요한21,17)라는 말씀 안에서 세상의 가치가 아닌 복음적 가치를 선택하도록 배려해서 진행한 흔적을 볼 수 있다. 예수님께서는 베드로를 사도로 부르시면서 하신“너는 나를 사랑하느냐?”라는 질문을 오늘날 교회와 세상의 사도로 부름받 은 우리 청년들에게 똑같이 던지신다는 점에서 볼 때, 이날 청년들은 각자가 마음 깊은 곳에서 응답했을 것으로 짐작이 간다.

셋째 날, 토요일에는“이들도 우리처럼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요한 178,21 참조)라는 말씀 안에서 일치와 연대의 체험을 함께 할 수 있었다. 예수님께서 마지막 순간에 제자들이 하나가 되기를 바라시며 바치신 이 기도는 오늘날 우리에게 다양성 안에 일치를 바라시는 바로 그 기도이다. 여기에 대한 응답으로 축제와 전례 한마당을 통해 참석자들은 공동체로서 연대하고 하나 되는 체험을 할 수가 있었다.

마침내 성모승천 대축일이자 광복절이기도 한 8월 15일 마지막 날, 한국청년대회에 참석한 모든 청년들은“주님 저희는 당신께 희망을 겁니다”(이사야 26,8)라는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세상으로 파견돼 나갔다. 청년들은 대회 기간 중에 자신의 진정한 목마름을 발견하고 그것을 채워주실 분이 그리스도라는 사실을 깨닫고, 그분을 선택하며, 일치와 연대를 통해 그리스도 공동체를 체험할 수가 있었다. 또한 한국청년대회를 통해서 거듭난 이들은 세상 안에서 그리스도께 희망을 두며 각자의 삶의 자리로 파견됐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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