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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 교 간 의 대 화
종교간 대화를 위한 영성 4-3
강 디에고 신부 IMC
우리는 착한 사마리아 사람의 비유(루가 10, 25-37)에 나오는 주인공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보내는 시선에 대해 돌아보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관심이 가는 시선은,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와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는 데에 적절한 태도를 갖게 해준다는 점에서, 착한 사마리아 사람이 지닌 시선입니다.

선입견으로부터 자유로운 시선

강도들에 의해 반 쯤 죽은 상태로 길가에 버려진 사람과 사마리아 사람의 만남은 침묵 속에서 이루어집니다. 침묵은 사마리아 사람에게 타인이 처한 상황을 선입견 없이 ‘경청’ 하도록 해 주고, 불신으로부터 자유롭게 해 준다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이런 이유로 사마리아 사람은 형제가 처한 상황에 대해 동정심을 지닐 수 있게 됩니다. 그의 시선이 불신이나 자기중심적인 생각에 사로잡히지 않고 사고의 전환과 동정적인 행동의 전주곡이 되기 때문입니다. 사마리아 사람은 그가 보여준 시선을 통해, 타인이 우리에게 보내는 말없는 신호를 경청하게 함으로써, 그 사람을 우리 안에 받아들이도록 가르쳐주고 그의 존재를 느끼게 해 줍니다.

타인 안에서 자신의 출발점을 보게해주는 시선

“너는 이 세 사람 중에 누가 강도를 만난 사람에게 이웃이 되어주었다고 생각하느냐?”

예수님은 누가 자신의 이웃이냐고 물었던 그 사람에게 이렇게 묻습니다. 예수님은 “누가 나의 이웃인가?” 라는 질문이 아니라“누구에게 내가 이웃이 되어주는가?”라는 물음으로 사물과 사람을 바라보는 각도를 완전히 바꾸어버립니다. 이 점에 있어서 예수님은 항상 타인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우리를 초대하며, “강도를 만난 사람의 관점에서 우리를 바라보게 하고, 강도를 만난 사람에 의해 우리 자신이 움직이도록 해야 한다고 초대합니다. 우리가 무엇보다도 나쁜 일을 당한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도움이 필요한 상황임을 경험하게 된다면 왜 우리가 모든 사람의 이웃이 되어야 하는지를 더욱 잘 이해하게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처럼 입장을 바꾸는 연습을 자주 해야 합니다. 우리들 중 인생을 살면서 다정한 도움의 손길을 경험한 곤란한 상황에 결코 처해보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을까요? 사마리아 사람은 이처럼 자신이 처했을 수도 있는 그런 반대되는 상황을 잘 살아냈기 때문에, 다시 말해, 강도를 만난 사람의 시선, 올바른 시선, 타인의 시선으로, 자기 자신을 바라볼 줄 알았기 때문에, 칭찬을 받았습니다.

그러므로 타인, 나와 다른 사람과 의 만남은, 그를 나의 형제로 느끼고, 관계와 대화와 서로 다른 차이점을 교환함으로써, 그에게서 또 하나의 나의 모습을 발견할 때, 곧, 타인으로부터 출발할 때에야 비로소 가능해집니다.

만남을 향해 열린 자유로운 시선

사마리아 사람은 자기 자신의 선입견을 알고 있지만 그것에 의해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선입견으로부터 벗어나 불신을 극복한 시선, 곧 곤란한 상황에 빠진 사람과 그의 곤란한 상황에 대해 동정심을 지닐 줄 아는 시선을 보냅니다. 그가 지닌 진리에 대한 욕구가 나의 것과 같은 정당성을 지니며, 서로를 무상으로 내어주는 상호교환의 논리 안에서 나와 그의 경험이 이루어진다는, 내적인 자유와 개방된 정신이야말로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게 해주고, 타인의 행동이나 생각에 참여하게 해주는 전제조건입니다.

여기서 여관 주인은, 타인에게 이웃이 되어주는 사람은 제삼자들을 그가 하는 일에 관심을 갖도록 끌어들이는 경향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동정심은 전염성을 지니며, 여관주인 역시 사마리아 사람의 행동에 호응하여, 그냥 무관심한 제삼자가 아니라 타인을 ‘돌볼 줄 아는’마음을 지녀야 한다는 초대를 느끼게 해주었기 때문입니다.

17.jpg 그렇다면 우리는?

타인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에 대해 살펴보는 이 여정의 마지막에 이르러, 우리는 타인을 바라보는 우리 자신의 방식에 대해 돌아볼 수 있을 것입니다. 진지하고 솔직하게 분석해 본다면 우리는 이 비유에 나오는 모든 사람과 유사한 점이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얼마나 가까운 이웃인가 소원 한가는 매우 유동적이고 정형화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반응을 하는가는 사마리아 사람이 했던 것처럼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습니다. 교회 전통이 사마리아 사람에게서 예수님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바로 이 때문에 ‘인류에 대한 전문가’가 된다는 것은 오늘날 실질적으로‘차이점에 대한 전문가’가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착한 사마리아 사람의 비유의 내용을 타인에 대해, 뭔가 하도록, 동정심을 지니도록 하는 초대로 보는 것에 익숙합니다. 그런데 종교간 대화에 있어서 이 비유는 전혀 특별한 의미를 지니게 됩니다. 이 비유는 우리로 하여금 그들과 가깝게 되고, 그들을 이해하며, 우리 각자가 가지고 있는 선물을 무상으로 서로 나눔으로써 풍성해질 수 있도록, 다른 종교의 사람들과의 만남에 있어 우리의 눈과 마음을 정화하도록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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