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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들의 소식

추운 몽골에서 선교에 대한 따듯한 나눔 - 김명호 요셉 수사

39.jpg 센베노(안녕하세요)? 한국에 계시는 모든 후원회 가족 여러분, 그리고 이 잡지를통해 부활하신 예수님의 선교사명을 다양한 방법으로 함께 나누고 체험하는 모든 가족 여러분께 이곳 중앙 아시아 몽골에서 인사 드립니다.

작년 11월 15일 생면부지인 이곳 몽골에 처음 도착했을 때 받은 인상은 낯설고 어색하며 황량함이 혹한의 날씨에 서로 뒤엉켜 얼어붙은 그런 미묘한 느낌이었습니다. 미지의 땅에 첫 발을 내딛는 순간 “아! 이것이 바로 하느님의 섭리에만 의지한 채 미지의 땅에 첫 발을 내디뎠던 아브라함의 심정이 이와 같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케냐에 계시는 베니뇨 수사님이 메일로 그곳에 처음 도착해서 겪은 총기 강도 사건을 불의 세례라고 메일을 보내왔을 때 저는 즉시 ‘혹한의 세례’를 경험했다고 썼던 기억이 나는데, 특히 이번 겨울은 수 십년만에 처음 있는 zyd(폭설)로 인해 몽골 전체 가축의 5분의 1이 동사할 만큼 이곳 역시 이상기후의 영향을 여실히 실감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만큼 이번 겨울은 유난히 극성스러웠습니다. 이곳 겨울의 평균기온은 영하 30~40도 안팎인데 영하 20도로 상승하면 이곳 사람들은 덥다고 하네요.

유목 문화와 오늘날 몽골의 현실

몽골하면 가장 먼저 징기스칸이 떠오릅니다. 테무진이 후에 제왕이 되어 제국을 세울 때 그 제국의 정신적 초석을 유목 문화로 둘만큼 현대 몽골인들은 자신들의 유목 문화에 대한 대단한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유목문화하면 이곳 사람들에게는 곧 일치 단결의 정신적 혼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제가 로마에서 신학을 공부할 때, 인류학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을 당시, 저는 유목 문화에 대해 대단히 성서적이고 그래서 한편으로는 로맨틱하게까지 느꼈던 적이 있었습니다. 어찌보면 우리 그리스도교적 인간학의 본 바탕을 옛 이스라엘 민족의 유목 체험에서 찾을 만큼 아브라함이 밟았던 광야와 평원등을 생각하면 침묵과 기도를 벗 삼는 영성가들에겐 한번쯤 체험하고 싶은 땅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곳에서 실제 살고 나서야 비로소 이전에 제가 가졌던 유목문화에 대한 성서적이고 낭만적 시각이 단지 저의 선입견이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왜냐하면 유목 문화는 그 자체 광활한 평원 위의 목가적 낭만이 아니라 이들에겐 생존 그 자체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그제서야 저는 구약성서의 유목 부족에서 나타나는 엄격한 피(血)의 규율과 그로 인한 폭력적 경향성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구약성서의 아브라함처럼 이방인이 자신의 집(기르)을 방문했을 때 보여주는 극진한 환대의 행위도 있는데 모든 환대 행위의 정신적 근본은 바로 노마딕 문화라는 것입니다.

40.jpg 노마딕 문화의 건축학적 상징을 꼽자면 몽골의 전통 가옥인 ‘기르’를 꼽을 수 있습니다. 협소한 원형의 공간속에서 실생활에 필요한 모든 의식주가 그 안에서 해결됩니다. 그런데 이런 기르 문화의 이면을 들여다 보면 실제 많은 부작용이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특별히 性에 대한 명확한 개념 정립이 부족한 관계로 인해 발생하는 부작용도 실제로는 심각한 수준이며 올바른 가정 환경을 위협하는 요소가 있는데 그것은‘알코올 중독’과 ‘가정 폭력’을 꼽을 수 있으며 열악한 환경 속에서보건 위생의 문제 역시 매우 우려할 만한 상황입니다.

현재 전체 인구 250만의 몽골은 중대한 정치 경제 문화적 과도기를 겪고 있고 수도 울란바토르에는 전 국민의 1/3 가량이 살고 있는데 나날이 현대화된 고층건물들이 드러서고 있는 반면 외곽엔 즐비한 수 많은 달동네 사람들은 수도 난방 시설도 없을 만큼 심각한 빈부 격차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몽골의 꼰솔라따

몽골에 저희 꼰솔라따 수도회는 2003년 처음 진출했으며 그 당시 저는 한국에서 양성과 정을 밟고 있던 때였습니다. 한국을 거쳐 몽골로 가시는 선교사들을 보면서 전 솔직히 남의 일처럼 느꼈던 생각이 떠오릅니다. 사실 제가 이곳 몽골에 오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해 본적이 없습니다. 전 이것을 하느님의 섭리로 믿고 있으며 그분께서 저에게 보여주신 여정에 깊은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꼰솔라따 아시아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이곳 몽골에서 일하게 되어 기쁩니다. 현재 몽골의 꼰솔라따는 남자 수도회와 여자 수녀회가 가족적 친교 안에서 공동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와 우르항가이, 이 두 곳에 공동체가 있는데 울란바토르 공동체는 몽골에 파견되어 몽골어와 문화를 공부하는 선교사들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저를 비롯해서 수녀님 세 분과 신부님 두 분이 계십니다. 수도에서 승용차로 7시간 거리에 있는 우루항가이 공동체에는 신부님 두 분과 수녀님 세 분이 활동하고 계십니다. 또한 지난 5월 수도 울란바토르 외곽에 있는 ‘칭길테’라는 달동네에 새로운 공동체를 설립하고자 로마 본부로부터 공식 허가를 받은 상태입니다. 저희 꼰솔라따 선교사들은 다른 많은 수도 공동체들과 더불어 매우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바이르테!

저는 현재 몽골어 학당에서 7개월 째 몽골어를 공부하고 있으며 언어와 문화에 상당히 적응된 상태입니다만 아직도 나름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입니다. 짧게나마 이 글을 쓰면서 바쁘게 보내왔던 지난 날을 다시금 회상할 수있는 좋은 기회가 되어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아울러서 오랜 기간 동안 한국과 이태리에서 양성과정을 거치면서 동고 동락을 함께 했던 동기 베니뇨 수사님을 비롯해서 모든 한국신부님들 세계 각처에서 열심히 사시는 모습을 잡지를 통해 보면서 이 역시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그분들 모두에게 필요한 건강과 영적 힘을 주시길 기도합니다.

여러분 모든 가정에 하느님의 축복이 충만하길 기원하며 저 역시 훌륭한 선교사가 될 수 있도록 많은 영적 후원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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