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어 있는 수도원·수녀원, 돈 벌려고 호텔 개조 안돼"
프란치스코 교황이 현재 사용되지 않는 교회 건물을 영리 목적으로 쓸 게 아니라 난민을 위해 사용할 것을 촉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교황은 이날 이탈리아 로마 시내의 난민 수용소 아스탈리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돈을 벌기 위해 빈 수녀원과 수도원을 호텔로 개조해서는 안 된다"며 "(이 건물들은) 우리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육신인 만큼 난민을 위해 써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이탈리아 전역에서 비어 있는 수도원이나 수녀원을 레스토랑이나 호텔로 개조해 돈벌이에 나선 행태를 비판한 것이다.
프란치스코 (오른쪽) 교황이 이탈리아 로마의 난민 수용소 아스탈리센터를 10일 방문해 난민들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촉구했다. /AP 뉴시스 |
AP통신은 "10여년 전부터 사제나 수녀 지원자가 줄어든 데다 로마를 찾는 방문객이 급증하면서 수도원들이 숙박업과 요식업을 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교황이 방문한 아스탈리센터는 매년 시리아 등 전 세계 난민 1만여명이 임시로 머무르는 곳이다. 교황은 이날도 수행원 한 명만을 대동한 채 나타났다. 경호원도 없이 평소 타던 준중형 자동차 '포드 포커스'를 이용했다. 교황은 90분 동안 수용소에 머무르면서 난민 500여명을 만났다.
아프리카 난민들의 탈출기를 들은 교황은 "여러분 상당수는 이슬람 등 다른 종교, 다른 나라, 다른 환경에서 왔다"며 "하지만 다양함을 두려워하면 안 된다. 서로 이해하는 형제애는 축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