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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의 소식
2013.01.14 18:22

“하느님, 인터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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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티나 성당 예배당의 입구. 한겨레 자료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 500주년 가상인터뷰

부오나로티 미켈란젤로가 그린 로마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화가 완성된 지 500주년이 된 2012년 10월, 독일 주간지 <차이트>가 하느님과 가상인터뷰를 꾸몄다.
 

 

 

차이트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느님 시간은 내게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아요.

 

차이트 500년 전 미켈란젤로가 시스티나 성당 천장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500주년을 맞아 인간들은 축제 분위기였는데 하느님은 어떻습니까.

하느님 나한테도 기쁜 일이지요. 그 그림을 볼 때마다 마음이 흡족합니다. 하지만 내가 항상 바티칸에 머물면서 그 그림을 들여다보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해줘야겠군요.

 

차이트 왜인가요.

하느님 바티칸은 마치 가까운 친척 집 같지요. 내가 그들을 잘알고 매우 사랑하지만 불편할 때도 있으니까요.

 

차이트 그 그림에서 어떤 점이 마음에 드나요.

하느님 그림이 아름답다는 점이지요. 인간들은 쉽게 추한 것에 빠지는 경향이 있는데, 추함은 악의 한 형태입니다. 미켈란젤로의 그림과 조각은 항상 인간이 만들어낼 수 있는 최상의 미를 표현하지요. 그래서 그의 작품이 마음에 듭니다.

 

차이트 미켈란젤로는 그림에서 당신이 해와 달을 적절한 자리에 배치하고, 식물과 동물을 창조하고, 마지막으로 인간을 창조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묘사가 정확한 것인지요.

하느님 인간들은 그렇게 설명할 수도 있겠지요. 충분히 이해합니다.

 

차이트 그러면 천지창조는 그렇게 이루어진 것입니까.

하느님 아니요. 나는 그저 해와 달에 대해서 생각했고, 그럼으로써 해와 달이 빛나기 시작했어요. 아담을 머릿속으로 생각하자 그가 생명을 얻었지요. 행동하는 것과 생각하는 것이 내게는 하나이며 동일한 것입니다.

 

차이트 미켈란젤로가 천장에 그림을 그리는 데 4년 넘게 애썼는데요. 미켈란젤로의 경우와 하느님은 참 다릅니다. 하느님은 세상을 단 6일 만에 창조하셨지요.

하느님 인간이라면 그렇게 설명할 수 있겠군. 틀린 것은 아닙니다. 인간의 시간 단위로 측정하면 내가 세계를 창조하는데는 1초도 걸리지 않습니다.

 

차이트 미켈란젤로는 하느님을 수염 기른 근육질의 남성으로 그렸습니다. 하느님의 모습과 잘 들어맞았나요.

하느님 나를 그린 그림은 수없이 많지만 내 모습을 제대로 잡아낸 것은 하나도 없답니다. 결국 나는 나라고밖에 말할 수 없네요.

 

차이트 어떤 이미지가 하느님에게 가장 가까운가요.

하느님 때때로 나는 사람들 앞에 나타나기도 합니다. 내 모습을 드러내 보여준 사람들 중에 한 명인 엘리야는 나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크고 강한 바람 한 줄기가 일어 산을 뒤흔들고 야훼 앞에 있는 바위를 산산조각 내었다. 그러나 야훼께서는 바람 가운데 계시지 않았다. 바람이 지나간 다음에 지진이 일어났다. 그러나 야훼께서는 지진 가운데도 계시지 않았다. 지진 다음에 불이 일어났다. 그러나 야훼께서는 불길 가운데도 계시지 않았다. 불길이 지나간 다음 조용하고 여린 소리가 들려왔다. 엘리야는 목소리를 듣고 겉옷 자락으로 얼굴을 가렸다.” 그는 나의 사람이었지요.

 

차이트 프레스코화 속의 아담은 지쳐 보이고 가까스로 손을 들고 있습니다. 감격에 찬 모습과는 좀 거리가 있습니다.

하느님 그 일을 쉽게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는 이제 막 처음으로 눈을 떴어요. 그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막 알아차린 참이지요.

 

차이트 그는 하느님을 닮았나요.

하느님 사람들이 우리는 신의 형상으로 만들어졌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나를 기쁘게 합니다. 하지만 내가 손을 앞으로 뻗어 검지손가락으로 아담에게 숨을 불어넣는 그림은, 아름답지만 그림에 지나지 않아요. 실제로 아담은 나를 꼭 닮지 않았어요. 하지만 뭐 괜찮습니다. 아담은 아름다운 남성이었고, 하와는 아름다운 여성이었으니까요. 하와는 할 말도 잊은 채 나를 쳐다보고 있지요. 나에 대한 경의의 표시지요. 마음에 듭니다.

 

차이트 아담과 하와는 금지된 과일을 먹음으로써 당신을 배신했지요. 왜 이런 일이 일어나게 하셨습니까.

하느님 나는 자유로운 존재로서 인간을 생각했습니다. 동물이나 식물, 별, 바람, 날씨와는 다릅니다. 이런 것들은 내가 만든 법칙을 따르지요. 인간은 자유롭기 때문에 악한 일을 선택할 수도 있답니다.

 

차이트 당신께서 아담에게 선악과를 먹지 말라고 했음에도, 그는 자신의 자유를 입증하기 위해 금지 사항을 어겼지요.

하느님 아닙니다. 그가 자유를 가진 존재였기 때문에 금지 사항도 어길 수 있었던 겁니다.

 

차이트 아담과 하와는 왜 창피함을 느꼈을까요.

하느님 그들이 서로를 타인의 눈으로 보게 되었기 때문이에요. 이제 인간은 더 이상 혼자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노출된 존재가 됐습니다. 인간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은 나의 의도였어요. 하지만 남을 헐뜯으려 쳐다보는 시선과 사랑으로 바라보는 시선, 두 가지가 있습니다. 이 중 어떤 것이 더 우세한지 결정하는 것은 인간이에요. 그들이 서로를 사랑한다면 창피하지 않아야 합니다.

 

차이트 대홍수를 그린 미켈란젤로의 그림은 사람들이 섬으로 피난 가서 커다란 장막 아래에서 겨우 비바람을 피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들은 공포에 떨고 겁에 질린 것처럼 보였습니다. 많은 이들이 노아의 방주에 탈 수 없었고, 그들은 물에 빠져 죽고 맙니다. 왜 이런 심판을 내리셨나요.

하느님 나는 인간의 악한 모습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악한 모습을 수정하는 것이 불가피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큰 성과는 없었습니다.

   

차이트 하느님은 왜 잘못을 인정해야만 했나요.

하느님 신이 반드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에요. 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차이트 미켈란젤로의 어떤 면을 가장 높게 평가하십니까.

하느님 그는 지상 세계를 완전하게 묘사함으로써 초월적인 것으로 보이게 만듭니다. 현실 세계가 초월 세계처럼 보이고, 초월 세계가 현실 세계처럼 보인다는 말입니다.

 

차이트 미켈란젤로는 당시 교황인 율리우스 2세가 없었더라면 작품을 끝내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하느님 어차피 교황도 사람입니다. 나는 이런 것을 바꾸고 싶지 않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은 이 사실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하지만 율리우스 2세가 내 대리인들 중에 결코 최악은 아니었습니다.

 

차이트 그가 벌인 군사작전으로 1만2천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1512년 부활절에 일어난 일입니다. 바로 천장화가 완성되기 6개월 전이었지요. 마르틴 루터는 율리우스 2세를 ‘피에 굶주린 사람’이라고 비난했습니다.

하느님 유감스럽지만 이 부분에서 나는 루터에 동의해야겠네요. 루터는 종종 사안의 한 면만 보지요. 율리우스 2세는 전쟁만 일으킨 사람이 아닙니다. 과거 누구보다 건축과 미술을 후원했지요. 라파엘로 산치오, 도나토 다뇰로 브라만테, 부오나로티 미켈란젤로, 세바스티아노 델 피옴보 등의 예술가들은 교황이 후원하지 않았다면 무엇을 할 수 있었겠습니까? 그 덕분에 놀라운 예술의 세기가 열릴 수 있었지요.

 

차이트 예술을 사랑하시는군요.

하느님 예술은 인간 여러분들이 하는 일 중에서 나를 감동시키는 몇 안 되는 것 중 하나입니다. 미켈란젤로는 언젠가 “성공적인 그림은 다름아닌 신의 작품의 완벽함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훌륭한 말이지요.

 

차이트 율리우스 2세와 다른 몇몇 교황은 그들의 사치 때문에 비판을 받았는데요.

하느님 그렇습니다. 이기적인 목적을 가진 부는 죄입니다. 사람들이 주어진 자유를 악용해 부를 축척했다면, 그나마 이 부를 아름다움을 위해서 쓰는 것이 나은 일입니다. 현재 부자들은 과거 어느 시대의 부자보다 부유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부끄러운 줄 모르고 추함을 추구합니다.

 

차이트 미켈란젤로의 예술을 극찬하셨습니다. 그런데 그가 마치 신이 만든 것을 똑같이 만들고 싶어 하는 제2의 창조자처럼 굴지는 않았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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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티나 성당 천장화. 한겨레 자료

 

하느님 그는 자신감에 차 있었고, 과도하게 야망에 부풀어 있었음이 확실합니다. 하지만 나는 동기에 대해선 별로 상관하지 않습니다. 결과를 보고 즐거워할 뿐입니다. 많은 이들이 자만하고 야망에 차 있지만 미켈란젤로 같은 결과를 내는 경우는 드뭅니다.

 

차이트 1536~41년 미켈란젤로는 시스티나 성당 정면 대벽화에 <최후의 심판>을 그렸습니다. 이 그림 속 사람들은 거의 벌거벗고 있는데요. 이것이 어떤 이들에게는 신랄한 비판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하느님 내가 그것에 대해 뭐라고 하겠습니까? 내 대리인 중에는 관능적인 에로스에 신경 쓰지 않고 사는 사람도 많지요. 인간이 서로 사랑하는 에로스라면 내가 싫어할 이유가 없지요. 사람들이 미켈란젤로의 그림을 비판하고, 후일 ‘최후의 심판’에 옷을 그려 넣은 것은 웃기는 일입니다. 미켈란젤로가 나체를 자주 그린 것을 비판할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미켈란젤로가 원래 조각가였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에게는 인간의 신체가 경이로운 것이어서 그 아름다움의 비밀을 탐구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는 어느 누구보다도 이런 일을 성공적으로 해냈지요. 미켈란젤로가 <최후의 심판>을 그릴 때, 처음부터 내게 하늘거리는 천을 우아하게 둘러놓았지요. 이는 나에 대한 경의의 표시라고 생각합니다.

 

차이트 500년은 인간들에게는 무척 긴 시간인데요. 이 그림이 500년 뒤에도 여전히 우리 곁에 있을까요.

하느님 인간들이 말하듯 나는 모든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들이 무엇을 할지, 어떻게 될지에 대해서 나는 알지 못합니다. 바로 내가 여러분에게 자유를 주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생각해보세요. 나는 여러분에게 구원을 주기 위해서 내 아들을 지상으로 내려보냈습니다. 지금까지 여러분은 구원을 선택하거나 선택하지 않을 수 있었지요. 물론 언제든지 내가 두 번째 수정을 시작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런 일을 할 시기는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글 울리히 그라이너 Ulich Greiner <차이트> 문화 담당 기자
ⓒ Die Zeit
번역 이상익 위원

http://www.hani.co.kr/arti/specialsection/nadle/56939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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