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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의 일기
34.jpg
평신도 선교사들과더불어 가는 길(상)

한 마르티노 신부 IMC

회원 여러분 안녕하세요.

어느덧 제가 생활하고 있는 이곳 말라가(Malaga)는 30도를 훨씬 웃도는 무더위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로 인해 벌써부터 많은 여행객이 몰려 들어 활기찬 도시의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저는 얼마 전부터 스페인어를 배우기 위해 언어 과정을 시작했습니다. 제가 공부하고 있는 곳은 말라가 대학교에서 운영하는 외국인들을 위한 스페인어 학교로서 약 80개국에서 온 외국인들이 언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이곳 학생들 대부분이 젊은이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인지학교 분위기가 아주 밝고 활기차며, 자연스럽게 각국의 생활 습관이나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고, 서로 우정을 나눌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직 언어적으로 적응하는 단계라 조금은 어려움이 있지만 언어가 조금씩 소통되면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새로운 것을 배워나가는 즐거움 또한 있습니다. 언어와 이곳의 생활 습관에 차츰 적응해 나가고 문화, 정치, 역사 등을 공부하고 이해하면서 조금씩 새로운 시각으로 스페인이라는 나라를 알아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곳의 문화와 역사, 전통을 알아가면서 종교적 특성에 대해 많은 호기심으로 바라 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직 많은 경험은 없지만 그 동안 경험했던 종교적인 부분에 대해서 생각하고 묵상했던 것, 그리고 꼰솔라따 평신도 선교사들의 공동체의 삶에 대해서 여러분들과 간단하게 나눠보고자 합니다.

축제와 어우러진 성주간 행렬

35.jpg 스페인은 지방마다 고유한 역사, 전통, 생활 관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지방마다 다양한 축제가 1년 내내 열려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듭니다. 이곳 말라가도 예외 없이 많은 축제가 열립니다. 대표적인 종교축제로서 성주간에 이루어진 종교 행렬입니다. 이 성주간 행렬(La Procesion de la Semana Santa)은 스페인 전 지역에서 열리며, 지역마다 고유한 특색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안달루시아(Andalusia)지방, 세비야와 말라가에서 이루어지는 성주간 행렬은 스페인 내에서도 유명합니다. 그래서 부활절 휴가를 맞이하여 종교 행렬에 참가하거나 구경하기 위해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들어 말라가 시(市) 중심은 혼잡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이 성주간 종교행렬은 예수 수난 성지 주일부터 시작해 예수 부활 대축일까지 이루어지는 일년 내 가장 큰 종교적 축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행렬의 특징은 예수님의 수난을 상징하는 장면을 형상화(形象化) 하여 간이 제단에 성상(聖像) 들을 아름답게 꾸며 이성상들과 함께 사람들이 시내의 주요 길을 따라 돌며 예수님의 수난을 재현하는 종교적 행렬입니다. 행렬에 참가하는 이들을 나사레노(Nazareno - 성주간의 행렬에 나오는 가장한 사람)라 부르며 참회의 로베 (Lobe -장백의)를 착용합니다. 즉 행렬에 참가하는 이들은 얼굴을 가리기 위해 쓰이는 원뿔꼴의 꼭지를 가진 두건(capirote)과 망토를 착용합니다. 이는 희생과 극기를 상징하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36.jpg 그리고 의상의 색상(4가지 색상 - 백색, 홍색, 녹색, 보라)과 형태는 각각의 행렬이나 당일의 주제에 따라 달라집니다. 예수님의 수난을 형상화한 성상들의 행렬 뒤로는 십자가를 등에 메고 따라가는 두건 쓴 이들이 다시 행렬을 이룹니다. 이들은 예수님의 고난에 참여하고 개인의 참회의 표시로 맨발로 걸어가거나 중간 중간에 무릎을 꿇고 순례의 길을 걸어가는 이들도 있습니다. 놀라운 사실은 전통에 따라 성주간 행렬 때 매년 한 명의 죄인을 사면해 주는 의식이 있는데 선택된 이는 이 행렬에 참가한다고 합니다. 물론 두건을 쓰고행렬에 참가하므로 그 죄인의 신원은 절대 비밀로 붙여집니다. 행렬에 사용되는 제단의 성상들은 예수님의 십자가 위에서의 고난, 죽음, 침묵의 시간을 상징하고 있는데 이들을 메고 있는 제단들의 무게도 상당해 보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앞줄의 촛대를 들고 다니는 어린 아이들의 행렬은 활기차고 생기가 있는 것에 비해 제단들을 메고 가는 이들의 표정은 장중하고 무거운 느낌으로 계속 물을 마시고 있었습니다. 이 성상들을 메고 가는 이들의 수또한 작은 제단들은 약 50~80명, 큰 제단은 약 100~150명에 가깝다고 합니다. 마지막 행렬에는 항상 촛불에 둘러싸인 성모님의 성상이 뒤따릅니다. 각 행렬마다 조금씩 모습이 다른 데 기본적으로 모두 정면에 촛불을 눈부시게 켜놓고 하얀 꽃으로 장식된 제단 위에 성모님이 서 계신 모습입니다. 성모님의 고통을 상징하는 슬픈 모습의 성모님, 부활 이후 예수님과 재회하는 기쁨과 환희에 찬 성모님의 모습, 하나같이 화려하고 눈부신 복장으로 그 아름다움을 드러내고 있기도 합니다. 성모님의 성상 뒤는 항상 군 악대가 승리의 노래, 경쾌한 행진곡을 연주하며 곧 다가올 부활의 기쁨을 예고합니다. 37.jpg 성주간의 종교 행렬은 모든 가족들이 함께 즐기고 또 자녀들에게 종교적 의미를 설명해 주는 시간인 동시에 이웃과 함께 서로 신앙에 대해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가집니다. 그러므로 성주간 행렬에 참여한 것은 이곳 스페인에서 느낄 수 있는 색다른 종교적 경험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이 시기 동안 많은 이웃과 친구들 그리고 꼰솔라따 평신도 선교사 가족들과 함께한 성주간 행렬에 참가한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물론 이 종교 행렬이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어떻게 보면 종교적인 축제보다는 하나의 볼거리를 제공하는 듯한 인상이나 극장에서 이루어지는 공연적인 요소가 많이 첨가되어 있거나 상업적으로 악용하는 모습이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예수님의 수난을 엄숙하고 종교적인 분위기 안에서 묵상하고 기도하면서 보내야 할 성주간의 정신이 조금씩 퇴색되어 가는 인상을 받아 조금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평신도 선교사 공동체의 삶

38.jpg 제가 속한 말라가 공동체의 특성 가운데 하나는 평신도 선교사 공동체와 선교적 협력과 나눔입니다. 개인적으로 신학생부터 평신도 선교사들의 삶에 많은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곳 말라가 공동체에 파견된 것 또한 개인적으로는 큰 기쁨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한국에도 평신도 선교사들을 위한 프로그램과 양성을 담당하는 수도회들이 있지만 저희 꼰솔라따 회원 분들께 저희 수도회의 평신도 선교사들의 공동체에 대해서 다음 호에 간단하게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아직까지 선교사로서의 삶보다 이 곳의 문화와 언어에 적응하는 단계에 있으므로 다양한 선교 경험을 나눌 수 없음을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꼰솔라따 선교 수도회 후원회 가족 분들의 많은 관심과 기도를 부탁 드리면서 꼰솔라따 성모닙의 대축일을 맞이하는 모든 가족 분들께 주님의 사랑과 성모님의 은총이 가득하시길 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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