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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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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 해 동안 세계 곳곳에 있는 우리 수도회, 수녀회와 관련된 다양한 경험들을 여러분과 좀 더 깊이 있게 나누는데 이 지면을 할애하고자 합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우리의 선교사들과 그들의 경험에 대해서 더 많이 알게 되면 될수록, 우리는 기도와 사랑과 후원을 통해서 그들의 활동에 더욱 깊이 관여 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들의 경험은 이번호부터 시작되며, 그 첫 이야기는 아르헨티나에서 수련 공부를 시작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임상훈 마르코 신학생이 들려줄 것입니다. 그는 재미있는 장문의 글을 보내주었는데, 그 글을 통해서 우리는 전반적인 라틴아메리카의 문화와 종교에 대해, 특히 아르헨티나의 문화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편집자).

한여름의 크리스마스
다른 문화와 한 분이신 하느님

임상훈 마르코 신학생

 


20.jpg 아르헨티나 신학생 다리오와 함께 아르헨티나의 전통차인 마테를 즐기고 있는 마르코(좌)

 

한국에서 보면 정확하게 지구 반대편에 위치하며 탱고와 축구, 그리고 에비타(에바 페론)가 떠오르는 이곳 아르헨티나에 2009년 2월 7일 제가 도착했습니다. 아르헨티나는 남반구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도착했을 당시 북반구에 위치한 우리나라와는 반대로 한여름이었습니다. 또한 크리스마스도 겨울이 아닌 뜨거운 한여름 중에 보내게 됩니다.

 

아르헨티나는 서쪽으로는 칠레, 북쪽에서 동쪽으로 볼리비아, 파라과이, 브라질의 순으로 국경에 닿아 있습니다. 인구는 4천만 명이 조금 넘고, 면적은 376만㎢로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넓은 국가이며 남한 면적의 약 38배가 되는 넓은 땅을 가지고 있습니다. 넓은 면적 덕분에 기후도 아열대, 온대, 건조, 한대 등 위치와 높이에 따라 다양합니다. 국토의 절반 이상이 팜파(Pampa)라고 불리는 경작이 가능한 비옥한 땅이며, 이 덕분에 풍부한 수확물을 해외로 수출하고 있습니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말고기 세계 수출 1위, 꿀 생산량 2위, 해바라기 기름과 콩, 레몬 생산량 3위, 쇠고기 생산량 4위, 포도주 생산량 5위에 달합니다. 쇠고기 생산량에서 알 수 있듯이 이곳은 인구수보다 소가 더 많으며, 우리가 쌀을 주식으로 삼듯이 이곳에서는 고기를 주식으로 여기고 거의 매일 음식에 고기를 사용합니다. 또한 우리나라와 같이 채소를 많이, 다양하게 먹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가끔 채소가 많이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또한 아사도(asado)라고 불리는 소금으로만 간을하고 숯불 혹은 나무 장작으로 익힌 요리는 이곳에서 주말이나 특별한 날에 쉽게 접할 수 있는 대표적인 음식중에 하나입니다. 또한 아사도는 특별히 남성들만 요리하는데 그 이유는 고기를 소금으로만 간을 하고 숯불로 익히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요리방법이기도 하지만, 주말 혹은 많은 사람들이 모여드는 잔칫날에 여성들이 쉴수 있도록 하거나, 혹은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남성들만 요리하고 준비하는 전통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곳 여성들에게 아사도를 주문하는 것은 ‘당신의 음식이 맛이 없다’라는 의미가 되기도 합니다. 고기의 가격은 한국 사람 입장에서 지금도 아주 싼 편이지만, 예전에는 더 쌌기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을 비롯한 모든 이들이 쉽게 먹을 수가 있었다고 합니다. 이곳은 가축들을 모두 방목해서 키우기 때문에 육질 또한 세계 최고의 수준입니다. 일찍이 유럽으로부터 많은 이민자들이 들어왔기 때문에 97%가 백인으로 분류되어 있으며, 이민자들을 받아들이는 정부의 정책 덕분에 각 나라로부터 이민자들이 많이 몰려와서 사회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지금 현재 한국 이민자들도 약 2만5천 여 명이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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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인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많은 빈민가 중 한 곳

아르헨티나는 1816년 7월 9일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다른 라틴아메리카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전쟁과 내란, 쿠데타가 반복됐으며, 특별히 비델라, 비올라, 레오폴도로 이어지는 마지막 군부독재 시절에 자행된 야당 정치인과 기자, 지식인, 성직자 그리고 민간인에게 자행된 학살, 고문과 납치 등은 지금도 많은 아르헨티나 인에게 아픔으로 남아 있습니다. 현재 정부는 과거 청산을 위해 한 발자국씩 움직이고 있으며 이에 대한 조사를 조금씩 시작하고 있습니다. 스페인어로 행방불명자에 해당되는 ‘데자파레치도’(desaparecido)라는 단어는 특별히 아르헨티나에서, 또한 칠레와 우루과이에서, 이 시기에 사라진 이들을 가리킵니다. 제가 아는 분도 두 명의 형제가 이 시기에 행방불명됐습니다. 말비나스 제도(Islas Malvinas)라고 불리는 포클랜드를 둘러싼 영국과의 영유권 전쟁에서의 패배와 함께 군부독재는 막을 내리고 민간 정부가 출범하게 됩니다. 2001년에 있었던 경제 위기로 국가부도의 위기가 있었지만 새로 출범한 키르치네르(Kirchner) 정부는 모든 빌린 돈을 IMF에 상환함으로써 새롭게 경제 도약을 시작했고, 현재는 그의 부인인 크리스티나가 대통령으로 있습니다.

아르헨티나는 남자보다 여자의 인구수가 훨씬 많으며 모든 분야에서 여성의 역할이 아주 큽니다. 역대 대통령 중 지금 대통령을 포함해서 여성 대통령이 2명이나 있으며, 지금도 많은 아르헨티나 인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에비타로 알려져 있는 후안 페론 대통령의 부인에바 페론 등의 경우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정치에서도 여성의 역할이 아주 큽니다. 실제로 지난 6월에 있었던 선거에서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Buenos Aires) 시장에 여성 장애인이 당선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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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아사도”를 즐기고 있는 마르코 신학생

 

이곳은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모든 것이 무료입니다. 누구에게나 교육은 문이 열려 있습니다. 대다수의 젊은 이들이 대학에 진학하지만 이곳의 크나큰 빈부격차 때문에 경제적인 문제로 중도에 대학을 포기하거나 학점을 이수하지 못해 졸업을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국립병원은 무료로서 모든 이들이 간단한 치료부터 수술까지 시술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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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에노스 아이레스의 국회 건물과 광장

아르헨티나는 도시와 같이 인구가 집중된 곳도 있지만, 농촌과 같이 인구가 분산돼 있는 곳이 많습니다. 특히 이러한 지역에 살고 있는 이들을 교회에서 수용하기 위해 공소가 많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같이 좁은 땅에서도 각 지역의 특성이 있듯이 아르헨티나는 넓은 땅에 각 주마다 자신의 고유한 전통과 관습, 문화가 있습니다. 그래서 각 지역마다 교회가 해야 할 역할 역시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꼰솔라따 선교수도회는 아르헨티나에 26명의 사제와 10개의 공동체가 있으며, 6개의 본당과 57개의 공소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공소를 많이 맡아 있기 때문에 어느 때는 선교사들이 아주 먼 거리를 이동하며 5대 이상의 미사를 봉헌할 때도 있습니다. 각 본당은 대부분 도시 외곽에 위치하고 있으며 대부분 가난한 지역에서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포르모사(Formosa)에 위치한 피라네(Pirane) 공동체는 일자리가 없어 희망 없이 살아가는 젊은이들을 위해 정성을 많이 쏟고 있으며, 살타(Salta)에 위치한 오란(Oran) 공동체는 인디언 원주민 공동체를 위해 일하고 있고, 또한 생계를 위해 다른 지역 혹은 다른 나라에서 와서 들판에 정착해 전기도 수도도 없이 모여 사는 이들을 돕고 있습니다. 후후이(Jujuy) 공동체는 많은 젊은이들을 교회에 초대해 약 10개의 청년 선교 그룹을 양성했으며,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실질적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멘도사(Mendoza) 공동체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약 1,400여명의 학생이 재학하는 교육기관과 본당을 담당하고 있으며 볼리비아에서 온 이민자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들 대부분은 포도 농장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멘도사는 포도주로 아주 유명한 곳입니다). 메를로(Merlo) 공동체는 볼리비아와 파라과이, 페루에서 온 많은 이민자들을 위해 일하고 있습니다. 위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인디언 원주민들과 남미 이민자들의 대다수는 아르헨티나에서 가난한 계층에 속하며 각 그룹별로 함께 모여 살고 있습니다. 또한 이곳에는 수도회의 중요한 양성기관인 남미수련소(MartinCoronado)가 있습니다. 제가 아르헨티나에 온이유가 바로 수련을 위해서입니다. 해마다 남미의 각 나라(콜롬비아, 브라질, 베네수엘라, 아르헨티나)의 청원자들이 수련을 받기 위해 아르헨티나에 옵니다. 이 외에도 제가 있는 신학원(San Miguel)과 선교활성화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BuenosAires)에 있는 관구 공동체와 꼰솔라따 본당(Paternal)이 있습니다. 또한 이곳에는 우리의 남매인 꼰솔라따 선교수녀회가 있습니다. 수녀회도 어려운 지역인 아르헨티나 북부 밀림지대와 볼리비아로 파견된 공동체에서 인디언 원주민을 위해 활동하고 있으며, 기타 가난한 지역에서 이들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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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와 현지 본당 청년

 

 

이곳 사람들은 넓은 땅만큼이나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을 의식하지 않고, 각자가 할 수 있는 만큼 삶을 즐깁니다. 예를 들어 날씨가 맑은 날 온 가족이 함께 나와 산책을 한다든지, 마을에 있는 나무 밑에서 자리를 펴고 하루 종일 친구들과 혹은 가족들과 마떼(Mate)차와 함께 대화를 나눈다든지, 혹은 흥겨운 라틴 음악을 들으며 휴식을 취하는 모습 등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이곳 사람들의 여유를 보면서 제 자신이 얼마나 삶에 쫓기며 여유 없이 살아왔는지를 느끼고는 합니다. 이곳 사람들의 단순하고 소박한 삶은 제가 주말마다 지도 신부님과 함께 가는 공소에서 더 잘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마약과 알코올 중독, 그리고 이것으로 인한 범죄등으로 조금 복잡한 환경에 있는 공소 사람들은 예상과는 달리 아주 친절한 분들입니다. 단순히 들은 이야기로서만 판단하면 사람 살 곳이 못 된다는 판단이 쉽게 일어날 수도 있지만, 모든 이가 그렇지 않고, 그곳도 세상 어느곳과 마찬 가지로 사람이 사는 곳임을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곳의 어렵고 위험한 상황으로 인해 사제도 수도자도 상주하지 않는 이곳 공동체는 신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특별히‘회장’이라고 뽑힌 사람도 없고, 모든 이가 자신의 공동체에 대한 책임을 가지며 여러 사안들에 대해서는 회의를 통해 함께 결정해서 실행에 옮기고 있습니다. 교리교육도 10대 청소년에서부터 장년층에 이르는 다양한 연령대의 교리교사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미사도 여러 사람이 함께 준비하는데 예닐곱 개의 기타가 동시에 반주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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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전통 춤인 탱고를
즐기고 있는 노년 커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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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테”를 즐기는 한 노점상

 

한 나라의 문화와 관습, 사고방식을 안다는 것은 너무나도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첫시기에는 언어가 문제가 돼 거기에만 집중했는데, 조금씩 말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되자 문화와 사고방식이 너무나도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지금의 공동체를 통해서 이러한 다른 점을 어떻게 극복하고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배우고 있습니다. 특히 대화가 아주 중요하다는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서로의 의견과 생각이 달라서 대립되거나 충돌이 일어날 때, 나의 생각과 우리나라 문화, 반대로 함께 살고 형제는 자신의 생각과 아르헨티나와 자신의 고향 문화에 대해 나눔으로써 잘 극복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서로에 대해서 잘 이해하고, 서로 다른 문화가 어떻게 화합될 수 있는지 함께 찾아보고배우고 있습니다. 또한 이를 통해서 서로 다르지만 하느님 안에 한 가족, 한 형제가 될 수 있음도 함께 배우고 있습니다.

 

외국에서 산다는 것, 그리고 이들의 문화와 관습에 적응해서 살아야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어려움과는 반대로 그 동안 느끼지 못했던 행복을 하느님께서 허락하고 계시다는 사실을 느낍니다. 여기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서 부족한 점은 배우고, 회개해야 할 부분들도 직접 느끼고 체험하고 있습니다. 또한 하느님과의 관계, 즉 기도가 얼마나 소중하고 큰 힘이 되는지도 직접 배우고 체험하고 있습니다. 또한 40년, 혹은 그 이상을 선교사로서 살아가는 이들과의 만남을 통해, 이 삶이 얼마나 가치가 있고 소중하며 얼마나 크나큰 선물인지를 느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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