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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회 소식
2017.12.29 09:27

옹기장이 손에 든 진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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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기장이 손에 든 진흙

김명호 요셉 신부 IMC

 김명호 요셉 십부 꼰솔라따.jpg


고국에 계시는 꼰솔라따 가족 여러분 안녕하셨어요. 콜롬비아에서 사목하고 있는 김명호 요셉피노 신부입니다. 작년 5월에 휴가에서 복귀 했으니 벌써 1년이 훌쩍 지나버렸네요. 지면으로나마 인사드리게 되서 기쁩니다. 또 이 기회를 통해서 지난 5년간의 남미 선교사 생활을 짧게나마 되짚어보는 계기도 되어 기쁜 마음으로 소식 전합니다.

저는 현재 콜롬비아 깔다스 주의 수도 마니살레스에 있는 파티마 성모 성당(la parroquia de Nuestra Señora de Fátima) 2 보좌로 사목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올해는 파티마 성모 발현 백주년이어서 마니살레스 대교구 모든 신자들과 외지에서 온 많은 순례객들과 더불어 기념 미사를 성대하게 치렀습니다. 이곳은 본당이자 성지이기 때문에 일반 본당보다는 미사에 참석하는 신자 수가 많은 편이라, 평일미사 4, 주일미사 6대를 거행하고 있습니다. 저는 보좌신부 직무 외에 본당에 딸린 연로하신 선교사들 공동체의 재정 관리를 맡고 있어서 하루하루 바쁘고 보람있게 보내고 있습니다.

처음 3년은 언어, 문화, 환경에 적응하느라 고생했지만, 작년 5월 휴가에서 복귀하고부터는 한국은 아예 잊고 삽니다. 아마도 콜롬비아 사람이 다 된 듯합니다. 무엇보다도 사제 서품 이후, 처음으로 하는 본당 생활은 제 성소의 정체성을 더욱 명확하게 하는 계기가 되어주는 것 같습니다. 15개의 본당 그룹 중 제가 맡고 있는 그룹은 5개인데 이들과 양성, 지도를 함께하면서 동반 성장의 계기임을 느낄 뿐 아니라, 저의 핵심 과제인 스페인어 숙달에도 크게 도움이 되어 그저 주님께 감사할 따름입니다.

남미 선교 생활, 이제 겨우 5년차 접어들었습니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서 기도로 함께 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더불어 저는 이곳에서 희생하고 있다고 생각해 본적은 한번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는 아마도 제 마음 안에, 나는 주님으로부터 파견된 자라는 정체성이 명확하게 심어져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곳 현지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게 그저 보람되고 행복합니다. 그 동안 제가 만났던 모든 사람들을 돌이켜보니 다들 저를 성장 시키고 가르쳐주신 스승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저에게 있어 남미는 제2의 고향, 나를 품어 안아 주는 어머니, 스스로 딛고 일어나 걸어가게 해주는 스승 예수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5년 동안의 시간은 바로 이것을 깨닫게 해주는 여정이었습니다. 선교사의 삶이 저 자신을 거듭나게 하고 있으니 주님께 감사드려야지요.

이곳 남미에서 저는 옹기장이 손에든 진흙입니다. 현재에 안주하기보다 성조 아브라함처럼 순례자의 영성을 살게 합니다. 파견된 자의 삶을 통해 나의 온 존재를 만지작거리시는 주님의 투박한 손길을 느낄 때마다 감사와 감동의 눈물을 찔끔거리게 됩니다. 앞으로도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기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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